추위를 반갑게 하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겨울 액세서리

* i-D is currently restructuring its platforms. Below is the article published on i-D Korea.

대설(大雪)이 다가온다. 패션 팬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내심 겨울을 기다린 이유가 몇 가지 있을 거다. 연말을 맞아 지갑을 비교적 쉽게 여는 우리를 겨냥한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마는 따뜻한 홀리데이 캠페인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고, 부지런히 레이어와 질감 섞기 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사이 키링, 타이츠 등 카테고리의 구석구석에까지 빈틈없이 유행의 손길이 닿게 된 가운데, 역시 그 지위를 높여 온 겨울 액세서리는 옷으로 재기를 부리기 이미 바쁜 이들의 고민거리를 늘렸다. 골치 아프기보다 행복하지만 여전히 고민은 고민인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다. 더 늦지 않게 구비해야 할 한국 브랜드의 겨울 액세서리를 머플러, 스카프, 비니, 이어플랩, 발라클라바, 장갑 등 종목별로 소개한다.

매 겨울 시즌 출시되고 있는 베니조프로덕트 메시지 머플러는 9만 6천 원. 복복의 폼폼 머플러는 10만 8천 원.

머플러 - 베니조프로덕트, 복복

과장을 보태면 머플러는 재킷이나 다름없다. 이 클래식 겨울 액세서리는 목과 머리에 둘러 체온을 높이는 데 즉효지만, 보통 150cm가 훌쩍 넘는 길이를 아우르는 면적과 가지런한 실루엣 때문에 적당히 마음에 들면서 적당히 쿨한 아이템을 고르기란 의외로 까다롭다. 그러니 키치함과 낙낙한 핏을 섞기를 좋아하는 베니조프로덕트(VENYJOPRODUCT)에서 선보인 머플러를 주목하자. 브랜드 시그니처인 하트 성조기 후디에 매치하거나 텍스트 프린트를 패턴온패턴 스타일로 연출하기 좋다. 겪어본 적 없는 옛날에의 향수를 이미지화한 듯한 브랜드 복복(BOCBOK)에서도 귀여운 머플러를 찾을 수 있다. 스트라이프 디자인에 폼폼 장식을 더한 아이템으로, 올겨울 눈에 띄는 트렌드인 레드 색상은 이미 품절이다.

이이의 코튼 스카프는 13만 8천 원. 허자보이실크 스카프는 8만 2천 원.

스카프 - 이이, 허자보이

껴입는 게 성가셔 티셔츠 한 장에 믿을 만한 다운 재킷으로 겨울을 나는 이들이 있듯이, 꼭 패션 팬이라고 모두 레이어 편집과 아늑한 감각을 즐기는 건 아니다. 머플러가 답답하다면 그보다 가벼운 스카프라는 대안이 있다. 집요하게 짠 패턴과 차분한 컬러팔레트의 조화를 즐기는 이이(ÉÉ)의 가먼트다잉 스카프에는 단호한 멋이 있다. 작은 지퍼 포켓과 질감이 다른 패널 구조가 돋보이며 무던한 톤과 경쾌한 핑크, 다섯 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발랄한 레진 주얼리로 유명한 허자보이(HURJABOY)는 티셔츠, 스커트, 볼캡 등으로 그 무대를 넓히고 있다. 스카프도 선보였다. 브랜드를 상징하는 강아지 프린트가 담겨 있고 풍성한 프릴은 달콤함을 더한다.

모멘텔 주얼리의 프린트 비니는 약 9만 원, 한자 패치 비니는 5만 5천 원. 오들리워크샵의 니트 비니는 6만 8천 원.

비니 - 모멘텔 주얼리, 오들리워크샵

자카드 비니 트렌드와 Y2K 트렌드를 한번에 챙기고 싶다면 모멘텔 주얼리(momentel jewelry)의 비니 시리즈를 보면 된다. 뻔뻔하게 과장스러워서 더 매력적인 모멘텔 주얼리의 에너지가 비니에도 담겨 있다. 패션 초심자를 고려하는 비교적 얌전한 (그러나 시그니처 한자 모티프는 포기되지 않은) 비니 시리즈도 있으니 상심 말자. 좀 더 도톰한 안정감을 느끼고 싶다면 오들리워크샵(odlyworkshop)의 비니를 추천한다. 탄탄하게 짜인 니트가 열과 멋을 붙들어 둘 거다.

고로고라 x 프루타 리버서블 이어플랩 비니는 7만 8천 원, 혜인서 플랩 햇은 33만 8천 원.

이어플랩 비니 - 고로고라 x 프루타, 혜인서

귀마개, 퍼 부츠 등을 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한 액세서리 시대를 맞아, 본격적으로 귀를 가리는 아이템을 내놓는 브랜드들이 생기고 있다. 특히 여전한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돌아온 스트링 비니는 반갑다. 모자에 진심인 두 브랜드 고로고라(gorrogorra), 프루타(Fruta)가 협업해 이어플랩 비니를 만들었다. 플로럴 패턴와 페이크 시어링 플리스 양면으로 착용 가능해 활용도가 높다. 혜인서(HYEIN SEO)에서도 귀, 그리고 입까지 덮을 수 있는 플랩 햇을 내놨다. 이 코튼 햇을 굳이 방한 아이템으로 분류할 수는 없겠지만, 시크한 앵글로 떨어지는 챙과 스냅 버튼 마스크 패널, 뒷면의 랩 스타일 여밈 디테일로 완성된 실루엣은 인상적이다.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의 지퍼 발라클라바는 28만 원. 포니테일의 스키마스크 발라클라바는 7만 3천 원.

발라클라바 -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 포니테일

처음에는 패션 인사이더의 눈마저 의심케 했던 발라클라바가 이제는 많은 이들의 옷장에 자리 잡았다. 발라클라바는 애초에 썼을 때 자기주장이 강해서 이왕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디자인 선택에 과감해진다. 실험적이면서 실용적인 포스트 아카이브 팩션(POST ARCHIVE FACTION)의 발라클라바는, 그들의 옷이 그렇듯 비대칭 지퍼 디테일이 특징이다. 신축성 있는 메시 소재로 만들어 겨울이 끝나도 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을 찾게 된다면 포니테일(PONYTAIL)의 것을 추천한다. 포근한 니트와 군더더기 없는 모양에 머리를 집어넣으면 마음이 편해질 거다.

제이킴의 미튼은 280달러(약 36만 3천 원). 스마트어반유즈풀의 부클레 핸드워머는 7만 2천 원.

장갑 - 제이킴, 스마트어반유즈풀

태초에 겨울 액세서리는 목도리와 장갑이었다. 오랫동안 클래식의 위치를 지켜 온 목도리와 장갑 듀오의 그 장갑이라지만 평범해서는 재미없다. 엄밀히 말하면 우즈베키스탄 브랜드라고 해야겠지만 한국 문화에서 영감받은 브랜드도 한국 브랜드라고 너그럽게 여겨 준다면 제이킴(J.KIM)을 소개할 수 있게 된다. 제이킴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자란 고려인 후손 디자이너 제니아 킴이 시작한 브랜드로, 우즈베키스탄 민속 공예와 한국 전통 의상을 결합한 디자인을 선보인다. 꽃잎 모양의 시그니처 컷아웃이 특징인 엄지 장갑은 스트랩을 연결해 고전적으로 착용하거나 지퍼를 열어 손가락을 드러낼 수 있다. 기능적인 스트리트웨어를 사랑스럽게 해석한 스마트어반유즈풀(smarturbanuseful)은 부클레 핸드워머를 내놨다. 스트링을 리본으로 묶어 로맨틱한 무드를 더할 수 있다.

Previous
Previous

런웨이 위 정호연의 아이코닉 룩 7

Next
Next

앙증맞은 키링을 내놓은 한국 브랜드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