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로 보는 주목해야 할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7

* i-D is currently restructuring its platforms. Below is the article published on i-D Korea.

패션계 동향을 읽어내고 싶다면 뉴진스(NewJeans)를 보면 된다. 당연히 i-D 매거진은 언제까지나 치밀한 패션 지침서가 되어 줄 것이지만, 뉴진스가 뭘 입었는지 낱낱이 기록해 두는 소셜 미디어 계정 하나를 팔로우하고 있는 건 소위 핫한 브랜드를 줄곧 파악하고 있기에 분명 경제적인 방법이다.

스트리트 룩과 스쿨 룩, Y2K 룩을 큰 줄기로 안고, 발랄한 컬러 플레이와 모노크롬 스타일을 자유롭게 오가는 이들 패션은 새 음반, 즉 새 콘셉트와 함께 그 아카이브를 넓혀 가고 있다.

으레 크게 사랑받는 케이팝 아티스트의 행보가 그렇듯 모든 멤버가 하우스 브랜드의 앰버서더가 된 가운데, 뉴진스는 패션계가 주목하는 브랜드의 카테고리 구석구석에 있는 아이템을 섞어 기발한 스타일링을 선보인다. 이들의 옷장은 헤븐 바이 마크 제이콥스(Heaven by Marc Jacobs), 초포바 로위나(Chopova Lowena), 파올리나 루소(Paolina Russo), 씨피어스(CFierce), 슈슈통(Shushu/tong) 등을 아우른다.

서울패션위크의 얼굴답게 한국 브랜드 소개에도 열심이다. ‘Cookie’만을 위한 옷을 만들었던 혜인서(HYEIN SEO)가 신곡 ‘ASAP’의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하는가 하면, 이른바 ‘자컨’(소속사 자체 제작 콘텐츠)이라 불리는 영상 등 갖가지 창구를 통해 보다 다양한 국내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있다. 오픈 와이와이(Open Yy), 쿠시코크(KUSIKOHC)는 이미 뉴진스가 즐겨 입는 브랜드로 알려졌다.

물론 국제 무대에는 아직 생소할 브랜드도 놓치지 않는다. 뉴진스 패션을 참고삼아 주목해야 할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살펴본다.

사진 제공 ADOR

데어드

두 번째 미니앨범 ‘Get Up’의 트리플 타이틀 중 가장 먼저 공개된 곡은 ‘Super Shy’였다. 청량한 여름 색이 감싸고 있는 뮤직비디오 속에서, 별 모양 하드웨어가 박힌 그레이 색상 플리츠 스커트가 눈에 띈다. 로데오 버클이 달린 미디 스커트로 패션 피플 사이에 이름을 알린 데어드(DARED)의 제품이다. 미니, 미디, 맥시 길이로 선보여 온 플리츠 스커트는 데어드의 시그니처나 다름 없고 가을, 겨울 시즌에는 가죽 제품에 장기를 보인다. 이미 블랙핑크(BLACKPINK) 제니와 레드벨벳(Red Velvet) 슬기가 이들의 가죽 재킷을 찾았다. 데어드 옷의 특징은 비대칭 구조와 버클, 리벳, 버튼 등의 실버 톤 장식이다. 한 발짝 더 고민한 듯한 디테일은 구매 결정에 있어 게임 체인저가 되어 준다.

페르트

레깅스와 니삭스는 뉴진스 패션의 대표 키워드다. 재치 있는 레이어드의 좋은 재료가 되기 때문일 텐데, 이들은 여기에 미니보다 더 짧은 마이크로 길이의 스커트를 종종 매치하곤 한다. 예로 하니가 ‘Cookie’ 무대에서 입었던 아이코닉한 노드레스(Nodress) 스커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다. 국내 브랜드도 심심찮게 동원됐다. ‘ETA’ 뮤직비디오에서 특히 빈번히 보인 브랜드는 페르트(Pehrt)다. 해린과 하니가 입은 스커트를 비롯해 리본을 활용한 아이템을 잘 만든다. 시몬 로샤(Simone Rocha)나 슈슈통과 같은 브랜드에 덜컥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면 페르트로 리본 트렌드에 가볍게 발 들여 보는 것도 좋겠다.

사진 제공 모멘텔 주얼리

모멘텔 주얼리

콜리나 스트라다(Collina Strada)와 초포바 로위나에서 엿볼 수 있듯 과장스러운 프린트와 참(charm)이 많이 달린 볼드한 액세서리는 두드러지는 트렌드다. 모멘텔 주얼리(momentel jewelry)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원석과 자개로 장식한 동양풍의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를 선보이던 것에서 시작한 모멘텔 주얼리는, 이제 키치한 무드의 티셔츠와 핸드백, 트러커 캡, 비니 등을 아우르는 패션 브랜드가 됐다. 사랑 애(愛) 자를 요리조리 활용하는 것도 특징인데, 사진에서 해린이 착용한 ‘愛ngel’ 헤어핀이 모멘탈 주얼리의 제품이다. ‘ETA’ 점프수트 룩을 완성한 티셔츠주얼리를 특별 제작하기도 했다.

샵 페어리

이번 앨범에서 뉴진스는 ‘Cool With You’의 수호천사 콘텝트와 ‘ASAP’의 요정 콘셉트를 중심으로 몽환적인 올 화이트 패션을 선보였다. 부드러운 빛과 입자가 자글자글한 이미지의 조화를 좋아하는 샵 페어리(fa.er.ie)의 제품은 이와 잘 맞아 보인다. 속이 비칠 정도로 얇은 소재와 레이스 트리밍, 드레이핑을 특히 잘 쓰는 샵 페어리는 똑똑한 레이어드 스타일링으로 충실한 구매자들을 안내한다. 콘셉트부터 제작 비하인드, 아이템 디테일, 활용법까지 짚는 보기 드물게 친절한 라이브 스트리밍은 얼마가 됐건 투자를 고민하는 이들을 배려한다. 지퍼를 열어 반쪽을 떼어내면 짧은 퍼프 소매로 변신하는 윈드브레이커와 같은 재밌는 아이템도 있으니 홈페이지 곳곳을 구경해 보자.

사진 제공 에이시넥틱스

에이시넥틱스

혜인서를 필두로 기능적인 하이 패션을 추구하는 국내 브랜드 중 에이시넥틱스(Æ Synctx)는 분명 흥미로운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다. ‘Get Up’으로 컴백하기 전 공개된 하이스노바이어티(Highsnobiety) 화보에서 뉴진스는 에이시넥틱스 셋업을 입었다. 에이시넥틱스는 컬러팔레트는 간단히 하되 독특하고 정교한 패턴과 단단한 소재로 디자인에 변칙적으로 접근기를 즐긴다. 지금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입는 법을 다양하게 확장시키는 활용도 높은 디자인이겠다. 우리는 구매 시 두 배, 세 배 투자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는 것을 보증하려 드는 짧은 영상들을 소셜 미디어에서 점점 자주 마주치게 된다. 에이시넥틱스의 옷은 그렇게 소개될 만하다. 재킷을 겸하는 가방을 비롯한 아이템이 무척 실용적이며 함께 매치하기 좋은 암 워머와 레그 워머도 전개한다.

예스아이씨

뉴진스 콘텐츠는, 재기발랄한 패션을 포함해 어도어(ADOR)에서 제작한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곳곳에 시선을 던지고 싶게 하는 디테일로 가득하다. 룩 하나를 해부하면 열 피스를 거뜬히 넘길 때도 있지만, 녹음실과 안무연습실에서는 상황에 맞게 간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등장한다. 클래식한 슈프림(Supreme), 베이프(BAPE)와 더불어 국내 브랜드도 즐겨 입는데, 예스아이씨(yeseyesee)가 자주 보인다. 역시 자주 보이는 디스이즈네버댓(thisisneverthat), 썬러브(SUNLOVE), 웰빙익스프레스(WELLBEING EXPRESS)의 자매 브랜드인 예스아이씨는 리복(Reebok),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 등과 협업하는 한편 홈웨어로 컬렉션을 넓히며 대표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뉴진스는 데뷔 이래로 예스아이씨의 티셔츠와 스웨트세트, 파라슈트 팬츠를 꾸준히 입고 있다. TNX,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등 남자 아티스트들도 많이 찾는 브랜드다.

사진 제공 ADOR

언노운블루

시대 흐름을 타는 패션이 보여 주기식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기 주도적인 해석이 필요할 것이다. 패널을 덧대거나 비틀어 짠 모양의 마틴 로즈(Martine Rose) 축구 저지 티셔츠에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언노운블루(UNKNOWN BLUE)는 셔링과 업사이클링으로 블록코어(blokecore)를 재해석했다. ‘Super Shy’ 치어리더 룩에서 해린이 입은 언노운블루의 저지는 사이클복을 해체, 조립해 만든 것이다. 주름과 컷아웃을 즐겨 쓰는 습관이 트렌드에의 부합만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언노운 블루는 입는 사람과 소통하려 꾸준히 시도한다. 긴 스트랩으로 펑퍼짐한 실루엣을 자유롭게 조각하게 하거나, 치마 중간에 십수 개의 D링을 배치해 키링과 펜던트가 달려지기를 기다리는 등, 어떤 주인에게 도달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말을 갖게끔 하는 열린 옷 만들기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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